토요일, 8월 26, 2006

9.11 테러...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땠을까?



102분
짐 드와이어.캐빈 플린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5년 8월

9.11 테러 때, 무역센터 빌딩에 있던 사람들을 동영상으로 담아내듯이 세세하게 글로 풀었다. 급박하고 비이성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짧고 간결한 스타일로 사람들의 말과 생각을 재구성하고 있다.

북쪽 타워에 항공기가 충돌하고 난 뒤, 남쪽 타워에 또 한차례 항공기가 충돌하고, 남쪽 타워의 붕괴 후 북쪽 타워가 붕괴하기까지의 102분. 난 내내 북쪽 타워 충돌 지점 위에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유독가스에 코를 막고 차라리 이 창문을 깨고 그대로 뛰어내려버릴까를 고민하는 사람과 동화가 되었다. 몇분 단위로 책의 장이 진행되면서, 난 계속 충돌 지점 위의 사람들은 지금쯤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망연자실할 것이며, 얼마나 애가 타고,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었으며 그들과 마지막 전화통화를 끊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등등의 마음이 떠올라 괴롭기까지 했다.

옥상이 잠겨 열지 못하고 다시 계단을 타고 건물을 내려갈 때의 상황을 보니, 정말 답답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나, 이 무역센터는 1993년에 테러 후 당시 나름대로 최선의 위기/비상시를 대비한 준비와 규정, 그리고 훈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막상 사고가 터지니 준비했던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니 정말 놀랍다.

남쪽 타워가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쪽 타워에 사람들을 구조하러 올라간 소방관들 중 대부분이 탈출하지 못했다. 순간적인 무선 주파수 증가로 인해기본적인 무전 통신 조차 되지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남쪽 타워가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쪽 타워의 구조원들과 소방대원들은 남쪽 타워가 붕괴되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즉시 내려오라는 명령도 듣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가 몇백명이 붕괴되는 건물과 함께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102분이면, 100층에서 1층까지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에 불충붆?시간은 아니다. 비록 항공기가 중간에 충돌해 내려갈 수 있는 통로가 힘들다고 해도, 그 위 층에 있는 사람들은 옥상으로, 그 아래 층에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내려간다면,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내려간다면 102분은 짧지않는 시간이 아닐까.

9.11은 미국 정부가 벌인 자작극일지도 모른다는 음모론 주장 동영상과 자꾸 겹쳐서 괴롭기도 했지만, 이 책이 내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내 주변의 문제나 사고 중에 많은 것들이 예상은 했지만 귀찮거나 사소하게 생각해서 꼼꼼하고 정확하게 해두지 못한 일 때문에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스쳐가듯 지나치거나 의도적으로 회피하고자 했던 일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 원인이 아니었을 거라고 회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나나 내 주변은 실질적인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효과적으로 체크를 하거나,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위기별 상황별 시나리오와 대처 지침을 만들지 않는다. 무역센터는 이 정도는 기본으로 했다. 좀더 과학적이고 풍부하고 실질적인 훈련이 부족했는데, 이것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건 쉽지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위험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이책은 위기관리 분야 종사자,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에게 좋은 교훈을 주는 책일 것 같다. '우리 아파트에서 불이 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사람들이나 누구나 읽어봐도 좋다. 페이지수는 많지만, 영화를 보듯이 읽을 수 있어 읽기에도 부담스럽지않다.

지구본 지르고, 만족... ^^

토요일 오전 10시, KBS 1TV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몇달동안 '지구본'이 갖고 싶었다. 

노르웨이가 어디에 있는지, 불가리아가 어디에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살까말까 고민만 하다가 알라딘에서 질러버렸다.


가격이 좀 비싼 듯해서 망설였다. 그런데, 보통 지구본은 바다는 파란색인데, 이 지구본은 은은한 흙색에, 영문판이라는 게 눈에 띄어 자꾸 눈이 갔다.
도착한 지구본은 후회없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크기는 꽤 컸다. 시원시원한 느낌. 은은한 흙색이라는 점이 더 고급스럽고 싫증나지 않는 느낌.


영어로 국명, 도시명이 표기되어있어 오히려 애들 교육에 더 좋지않을까 싶기도 하다.(내 자신의 교육을 위해서도 ㅋㅋㅋ)


싱가폴과 인도네시아가 북반구가 아닌 남반구에 있다는 것과 중국쪽이 아닌 오스트레일리아에 더 가깝다는 것을 첨 알았다.
'이 나라가 여기에 있구나, 이 나라가 이렇게 면적이 컸었구나' 등...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전원을 연결하면, 어둠 속에서는 별자리를 보여준다. 밝은 파란 야광이다. 은근하게 주위가 밝아져서 거실이나 침실에 두면 전등역할도 한다.


내 별자리인 사자자리를 근접촬영! 사자의 저 뭉뚱한 코. 맘 좋아보이는 사자다.


참! 시간대를 알 수 있도록 꼭지 부분에 시간판을 돌릴 수 있게 되어있다.(제품 설명에는 투명아크릴 재질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실제는 금속이다. 투명 아크릴 보다는 구릿빛 금속이 어울리지...

금요일, 8월 25, 2006

<센티넬> 실망, 대실망...

우리나라는 개봉 안한다는 소리가 있어서, 얼마전에 어렵사리 구해서 봤다. 오늘 보니, 우리나라 배급사에서 제법 요란하게 <센티넬> 개봉 홍보를 한다. 개봉하기는 하는구나...

잭(키퍼 서덜랜드)이 출연한 영화가 보고 싶어서, 그렇게 찾아봤는데 없어서 <폰부스> 밖에 못 봤는데, 그것도 목소리로만 출연해서 너무 아쉬웠다.

<센티넬>이라는 영화에 주연으로 나온다길래, 너무나도 기대하고 봤는데, 보면서 졸았다. '두뇌 게임'은 커녕... 졸음 참기 게임이다.

일단 잭은 주연이라기 보다는 조연이었고, 비중이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잭의 장점을 살리지못하는 연기. 잭 바우어라면 긴박한 상황에서 동물적인 직관적 판단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씬을 보여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넥타이를 맨 백악관 수사관은 정말 비위가 맞지않았다.

잭은 잭이라고 치고, 영화가 정말 별로. 전체적으로 맥 빠지고, 클라이막스도 없고, 내용은 너무나도 진부하다. 대통령을 죽이려는 음모도 별로 타당성도 없고, 해결도 너무 쉬웠고, 액션블록버스터라고 하기에는 너무 스케일도 작다.

미국 대통령 경호는 저렇게 하는구나.. 하는 정도의 볼거리 밖에 아무것도 없다. 어느 감독이 연출했길래 이렇게 못했나 찾아봤더니 <S.W.A.T> 감독. 스왓도 별로였는데...

암튼... 첨으로 잭이 나오는 영화를 봤는데, 이렇다니.. 정말 실망이다. <24> 5개 시즌을 시간만 있다면 다시 보는게 몇천배 낫겠다. 미국에서도 흥행참패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 개봉 안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개봉 안했더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까지 든다.

잭 바우어 명성에 금갈 것 같다. ㅠ.ㅠ

목요일, 8월 03, 2006

<한반도> 관람.

원래 <한반도>를 볼 생각이 없었으나 예매권이 생겨 봤다. 날씨가 궃은되도 불구하고 관객이 많았다.
기대를 하나도 안하고 봐서 그런지 꽤 봐줄만 하였다. 기대를 안했던 이유는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라서. 대강의 큰 줄거리만 있고, 영화의 디테일이 없는, 사극 드라마 보는 듯한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 <한반도>도 그런 느낌에는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다만 영화 메시지가 시사성이 있다는 한가지. 영화를 보기 전에 봤던 신문기사에서는 "왜 지금 시점에서 국민적 감정을 자극하는 일본과의 한판 승부인가?"에 나도 동의를 했었으나, 단순히 일본과 감정적 대립이 아닌, 미국과 일본이 우리 한반도의 통일과 정세를 얼마나 좌지우지하며, 오직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존하여 빌붙는 외세 의존적인 내부 세력이 어떤 사고를 하는지 명백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의적절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방식은 매우 직설적이며 거칠었다. 부정적인 인물 차인표가 긍정적 인물로 변화는 지점이 영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높지않게 그냥 바로 성격이 변화되는게 가장 아쉬웠다. 너무 큰 이야기를 수박 겉햛기 식으로 치밀하지 못하게 편집하고, 캐릭터들의 복잡미묘할 수 밖에 없는 입체적인 성격을 너무나도 직선적이고 단순하게 처리하는 강우석 영화의 단점이 아닐까 싶었다.

이한위를 출연시켜 좀 유머를 가미하려고 했던 의도도 별로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데 그쳤고, 주인공 조재현의 캐릭터도 중반 이후 잃어버려 강렬해야할 주인공이 조연급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국무총리 문성근이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 시절에 대통령도 모르게 움직였던 국정원을, 국정원이 뭣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활동을 그대로 두고 있었다는 것도 너무 사실적이지 못한, 잘만 했으면 무척 긴박하게 보여줄 수 있었던 부분도 놓쳐버렸다.

메시지 전달 방식이 너무나도 단순하여 국민계몽영화가 될 수도 있지않나 우려가 된다. 조선일보는 무어라고 할까, 국새에 대한 픽션과 논픽션은 어디까지일까하는 알아봐야겠다는 스스로의 과제를 남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