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03, 2006

<한반도> 관람.

원래 <한반도>를 볼 생각이 없었으나 예매권이 생겨 봤다. 날씨가 궃은되도 불구하고 관객이 많았다.
기대를 하나도 안하고 봐서 그런지 꽤 봐줄만 하였다. 기대를 안했던 이유는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라서. 대강의 큰 줄거리만 있고, 영화의 디테일이 없는, 사극 드라마 보는 듯한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 <한반도>도 그런 느낌에는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다만 영화 메시지가 시사성이 있다는 한가지. 영화를 보기 전에 봤던 신문기사에서는 "왜 지금 시점에서 국민적 감정을 자극하는 일본과의 한판 승부인가?"에 나도 동의를 했었으나, 단순히 일본과 감정적 대립이 아닌, 미국과 일본이 우리 한반도의 통일과 정세를 얼마나 좌지우지하며, 오직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존하여 빌붙는 외세 의존적인 내부 세력이 어떤 사고를 하는지 명백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의적절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방식은 매우 직설적이며 거칠었다. 부정적인 인물 차인표가 긍정적 인물로 변화는 지점이 영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높지않게 그냥 바로 성격이 변화되는게 가장 아쉬웠다. 너무 큰 이야기를 수박 겉햛기 식으로 치밀하지 못하게 편집하고, 캐릭터들의 복잡미묘할 수 밖에 없는 입체적인 성격을 너무나도 직선적이고 단순하게 처리하는 강우석 영화의 단점이 아닐까 싶었다.

이한위를 출연시켜 좀 유머를 가미하려고 했던 의도도 별로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데 그쳤고, 주인공 조재현의 캐릭터도 중반 이후 잃어버려 강렬해야할 주인공이 조연급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국무총리 문성근이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 시절에 대통령도 모르게 움직였던 국정원을, 국정원이 뭣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활동을 그대로 두고 있었다는 것도 너무 사실적이지 못한, 잘만 했으면 무척 긴박하게 보여줄 수 있었던 부분도 놓쳐버렸다.

메시지 전달 방식이 너무나도 단순하여 국민계몽영화가 될 수도 있지않나 우려가 된다. 조선일보는 무어라고 할까, 국새에 대한 픽션과 논픽션은 어디까지일까하는 알아봐야겠다는 스스로의 과제를 남기며...